함께 읽은 말씀
시편 37편 1-11절
누가복음 12장 57-59절
요한일서 2장 12-17절
우리집교회의 예배는 한 사람의 설교가 아니라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불합리한 상황들을 경험하곤 합니다. 악한 사람들이 잘되고, 하나님을 무시하는 이들이 성공하는 일들을 보게 되지요. 그럴 때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노여움을 버려라. 격분을 가라앉혀라. 불평하지 말아라. 조금만 더 참아라.(시37:8,10절)” 같은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왜 이렇게 살아야 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인생이 불합리하다는 경험은 굳이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경험하는 현실입니다. 그것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이지요.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를 천국백성이라고 말할 때, 자칫 이런 현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일이 잘 되고, 후회도, 미련도 없는 인생을 살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지요.
물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현실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시대를 분별해야 할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찌하여 너희는 옳은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눅12:57)
우리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양보하지 못할 것을 위해 싸워야 하지만 동시에 본질적이지 않은 것에서 타협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머리 숙일 줄 알아야 하고, 빼앗길 줄도 알아야 합니다. 누군가 나를 고소하려고 한다면 먼저 그와 화해하려 애써야 합니다.(눅12:58) 왜냐하면 우리는 영원이라는 가치를 소유했기 때문입니다.(시37:9) 영원에 속한 우리는 그런 데에 마음 쓸 이유가 없습니다. 속상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세상과 다를 바 없이 불합리는 겪으며 살아가겠지만 그것을 겪는 입장이 다릅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각해봅니다. 그 십자가는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서 살면서 당해야 했던 세상 속 불합리의 결정판입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피해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고 그대로 당하십니다. 예수님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배신당하고 부당하게 재판받는 그 모든 불합리한 상황을 어떻게 감당하신 것일까요?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말한 것은,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환난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16:33)
그는 승리하신 자의 입장에서 그 모든 일들을 감당하셨습니다. 세상에 떠밀려 배신당하고, 빼앗기고, 모욕당하신 것이 아닙니다. 승리한 자로서 내어주고, 버림받으며, 당해주셨습니다. 겪으신 것이 아니라 행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요한은 자신의 교회에 보내는 첫번째 편지에서 이 승리를 교회가 공유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젊은이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여러분 속에 있어서, 여러분이 그 악한 자를 이겼기 때문입니다.(요일2:14)
요한은 교회를 향해 반복해서 이 말을 합니다. 우리가 살아내야 할 세상 속에서 기억하지 않으면 안될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지신 십자가는 승리하신 이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당해주신 불합리였습니다. 그리고 그 승리가 이미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속해 그것을 사랑하는 자로서가 아니라 세상을 이긴 자로서 불합리한 세상 앞에서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걷습니다.
억울함에 분노하고, 잃어버려서 화를 내고, 다른 사람의 성공에 시기하는 것은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사랑함에서 나오는 반응입니다. 불합리한 세상 따위에 신경쓰지 마십시오. 승자의 여유로 내어주고, 양보하며, 당해줍시다. 우리가 싸워야 할 싸움은 혈과 육이 아니라 의를 위해서 핍박받고, 억압당하는 이들을 위해 분노하며,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슬퍼하는 싸움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도 사라지고, 이 세상의 욕망도 사라지지만,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요일 2:17)
깊은 묵상을 위한 질문
Q1. 세상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그런 일을 겪을 때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Q2. 우리가 내어주고, 양보하며, 당해줄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세상과 무엇이 다르기 때문입니까?
Q3. 승자의 여유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야할지 생각해보고 함께 나눠봅시다.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질문 등을 남겨주시면 답해드립니다.
함께 듣는 찬양
나는 오늘을 살리 - WELOVE
'주일말씀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우기 너머 채우기(25년 2월 16일) (0) | 2025.02.19 |
---|---|
사랑의 본체, 그분이 없으면(25년 2월 2일) (1) | 2025.02.06 |
하나님의 손가락(25년 1월 19일) (0) | 2025.01.20 |
소원을 말해봐(25년 1월 12일) (1) | 2025.01.13 |
새해 복 많이(25년 1월 5일) (2) | 2025.01.05 |